2017년 6월 7일 방송 영재발굴단 111회
영어영재 만 5살 노은이.
방금 방송을 보고 나서 참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일단 엄청난 영어실력과 어휘력을 구사하는 너무 이쁘고 똑똑한 아이가 그 주인공이었다.
사실 나도 처음엔 당연히 남자앤줄 알았다.
근데 외국인이 인터뷰 할때 노은이를 "she" 라고 칭하길래 그때서야 여자애구나~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 영재발굴단의 주제가 급 바껴버렸다.
"남자가 되고 싶은 노은이" 였던가.
외국 한번 안가본 아이가 책과 영화 등을 혼자 보면서 영어로 동시 통역이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영어 실력을 보여줬는데 그 능력은 어느덧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갑자기 노은이의 남성성을 마치 병인냥 고민하기 시작.
치마를 입기 싫다면서 울어대고 고통스러워보이기까지 하는 아이에게 치마를 강요하는 자체가 너무 폭력스러워 보였다.
유치원 원복이 남녀 둘 다 똑같은데도 많은데 그런데로 옮기던가 하지.
무조건 치마 원복 입혀서 등원 시켜라는 유치원을 왜 굳이 보내야하는건지.
그래서 유치원에 가지않겠다는 아이에게 못이겨 결국은 바지를 입혀 보내면서도 "옷은 남자옷 입을지라도 노은이도 여자인거 잊으면 안돼" 라고 당부하는 엄마. 아빠 역시 아이에게 "하기싫은걸 해야할때도 있는거야. 일때문이라던가 예의를 차려야하는 자리에 가야된다거나 할때..." 이런 얘길 하고 있었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심리상담을 거친 결과, 의사가 하는말이 노은이가 남자가 되고 싶어 하는건 아픈 엄마를 지켜주고, 그런 엄마와 결혼하고 싶다는 이유란다. 아닌데 내가 보기엔 단순히 그게 아닌데? 방송이 그렇게 편집을 한건지 의사가 진짜 그렇게만 말을 한건진 모르겠지만 그게 의사소견의 다 인 거라면 상당히 어이가 없다.
아이는 남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남자라고 인지하고 있다.
근데 몸이 여자라서 사람들이 여자라고 하니까 자기가 남자가 되는 약을 개발해서라도 '진짜 남자'가 되고 싶은거다.
억지로 치마를 입지않아도 되고, 자신이 원하는 남자 아이들과 함께 재밌게 놀 수 있는 남자 무리에 당당히 끼어서 놀 수 있는 그런 '진짜 남자'가 되고 싶은거다. 현재 그런 성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건 아이가 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못된것도 아니고, 아이를 혼낼 일도 아니고, 강요해서 고쳐질 일 도 아니다.
노은이는 아직 어리다.
그러니 그냥 아이가 남자이건 여자이건을 떠나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크고 있는 노은이라는 아이 그대로를 받아들여줘야 한다.
애초에 어릴때부터 남자애들은 이렇고, 여자애들은 저렇고를 정해놓고 그 범주에 벗어나면 "쟤가 왜 저럴까?" 하는 것 부터 너무 이상하지 않나?
여자아이지만 남성성이 강한 성격일 수 도 있는거고, 생물학적으로 몸은 여자아이지만 정신은, 성정체성은 진짜 남자일 수 도 있는거다.
엄마를 지켜주고 싶어서 엄마와 결혼하고 싶어서 남자가 되고 싶었던거구나, 그랬구나, 하면서 뭉클해하며 끝난 결론도 진짜 노답.
누구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고, 훌륭하게 클 수 있는 한 아이를 세상이 정해놓은 답답하고 좁디좁은 무지한 틀 속에 가둬놓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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