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 김건모 소주냉장고 그게 어때서?
미운우리새끼 3화에서 김건모가 구입한 소주냉장고를 보며 혹자는 '저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근데 저게 뭐 어떤가?
와인 좋아해서 와인냉장고 사는 사람보면 고급지다고 생각하면서 소주 좋아해서 소주냉장고 사는 사람은 왜 ㅋㅋ
사실 김건모가 산 냉장고에 '소주냉동고' 라고 적혀있던거보고, 저런것도 있나 싶어서 바로 검색해보니 똑같아 보이는 제품이 바로 나왔다.
가격대는 40만원대던데 쬐끄만게 생각보다 비싸단 생각을 해보며.
나도 사고싶지만 원룸에 살고있는 독거 자취생이라 놔둘데도 없네, 란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친구한테 톡으로 날아온 사진 하나.
"지금 미운우리새끼 보나? 김건모 소주냉장고 샀는거 완전 갖고 싶다. 대박임."
마침 김건모가 소주를 채워놓고 좋아하면서 한잔 마시고 있는 해맑은 표정을 사진 찍어서 보내왔다.
역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생각하는게 다들 비슷비슷 한 것 같다.
로망들이 다들 좋게 말하면 순수한 것 같고, 그냥 말하면 굉장히 일차원적인듯?ㅋ
나도 소주를 좋아하긴 하지만 집에서 혼자 술 마실땐 소주보다는 주로 맥주를 마셔서 실지 소주냉동고 보다는 맥주냉장고가 있다면 하나 사고싶단 생각을 해봤다. 종류별로 좋아하는 세계맥주 쫘악 줄 세워놓고, 맥주잔도 얼려두고, 생각만해도 뭔가 뿌듯한 느낌.
혼자 살면 냉장고 한켠엔 맥주, 한켠엔 커피나 음료, 한켠엔 생수를 넣을 계획을 다 세워놓았건만 현실은 김치통, 된장통, 고추장통 이것저것 뒤죽박죽 박아놓기에도 벅차다. 그리고 줄 세워놓을려면 생수도 500ml짜리 작은걸로 사다가 해놔야되는데 그렇게 사기엔 너무 헤프다 ㅜㅜ 그래서 현실은 2리터짜리 생수를 하나씩 넣어놓고 쓰게되고, 맥주도 자주 먹으니 캔이 비싸게 치여서 병으로 그때그때 사다먹기도 하고...
혼자 살더라도 그 로망을 채우면서 살기위해선 역시 돈부터 좀 넉넉하게 벌어야될 듯. 흐흑.
냉장고 박스 현관문앞에 뉘여두고 터널처럼 기어가는 모습보면서 사람이 참 해맑아보여서 난 좋아보이던데 막상 김건모의 어머니는 vcr을 보시면서 "저럴때 보면 쟤가 좀 모자란거 아닌가싶다." 며...ㅋㅋ
사실 난 사람들이 나잇값은 하고 살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지만 저런 아이같은 순수함을 갖고 혼자 만족하며 저렇게 살고있는건 굳이 '나잇값' 이란 잣대를 들이댈만한 건 아니지 않나 싶다. 만약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저런 모습을 보이고 그걸보며 아내와 자식들이 답답해하고 고민이 되는 문제라면 문제가 될 수 도 있지만 그래서 결혼안하고, 아무한테도 피해안주고 혼자 저렇게 사는게 뭐 어떤가 싶다.
오히려 나이가 먹어갈수록 세상에 찌들어가는 나의 눈으론 나이 먹고도 저렇게 순수하게 아이같은 면을 갖고있는 사람들을 보면 괜시리 부럽기도 하다. 엄마보면 혼난다고 복사기인 척 하려고 소주냉동고에 종이 끼워놓은 것도 발상이 참 천진난만함 ㅋㅋ